AI 숙제 도우미 사용,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문제가 생기면 검색을 넘어서 인공지능에게 묻는다.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풀이 과정이 정리되고, 글쓰기 숙제를 입력하면 구조가 잡힌 문장이 완성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개발한 생성형 AI는 학습 보조 도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며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 하나는 놀라움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상상도 못 했던 도움을 지금 아이들은 손쉽게 받는다. 다른 하나는 고민이다. 이 도움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AI는 도구인가, 대리 수행자인가
AI 숙제 도우미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계산기처럼 학습을 돕는 도구라는 관점이다. 개념을 설명해주고, 예시를 보여주며,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과제를 대신 수행하는 대리자라는 시각이다. 스스로 사고하지 않고 결과만 얻는다면 학습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나는 이 두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고, 무제한 허용하는 것도 위험하다.
학습 과정이 사라질 위험
숙제의 목적은 결과 제출이 아니라 사고 과정의 훈련이다. 특히 글쓰기 과제는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그런데 AI가 완성된 문장을 대신 작성해준다면, 아이는 자신의 언어를 다듬는 시간을 놓칠 수 있다.
나는 아이가 AI가 제시한 답을 그대로 제출하는 모습을 보며 걱정이 앞섰다. 겉으로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지만, 그 안에 아이의 고민은 얼마나 담겨 있을까.
AI를 활용하는 새로운 학습 방식
그러나 AI를 학습의 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제대로 활용하면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I가 제시한 답안을 그대로 쓰는 대신, 왜 이런 구조로 작성되었는지 분석하게 하는 것이다. 다른 표현은 없는지 비교하고, 스스로 수정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AI를 ‘정답 생성기’가 아니라 ‘토론 상대’로 활용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질문을 더 깊게 만들고, 관점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학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많은 학교가 AI 사용을 전면 금지하거나, 반대로 명확한 기준 없이 방치하고 있다. 나는 둘 다 한계가 있다고 본다. 금지는 우회 사용을 늘릴 수 있고, 방치는 혼란을 만든다.
필요한 것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다. 어떤 과제에서는 사용을 허용하고, 어떤 경우에는 제한하는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사용 여부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사용 과정을 기록하고 설명하도록 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가정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이어진다. 숙제를 도와주는 수준과 대신해주는 수준은 다르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가 스스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했는지, 단순히 결과만 요구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아이에게 묻는다. “이 답이 왜 이렇게 나왔는지 설명해볼래?”라고. 설명하지 못한다면 아직 자기 것이 아니다.
공정성 문제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AI 접근성이 다른 환경에서는 학습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기기와 네트워크 환경이 충분한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의 차이는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의 격차도 생길 수 있다. 디지털 문해력은 또 다른 경쟁 요소가 된다.
평가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AI 사용이 일상화된다면 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결과물 중심 평가에서 과정 중심 평가로 이동해야 한다. 구두 발표, 토론, 실시간 작성 활동 등 즉각적 사고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나는 이것이 오히려 교육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만 보는 구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계가 있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태도다
AI 숙제 도우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태도다.
나는 아이가 AI를 사용하더라도 스스로 사고하는 사람으로 남길 바란다. 질문을 던지고, 비교하고, 수정하고, 자신의 생각을 더하는 과정이 있다면 AI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요즘 애들 숙제하는 거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모르는 문제를 사진만 찍으면 AI가 풀이 과정을 촤르르 보여주고, 글짓기도 뚝딱 해내기 때문이다. "세상 참 좋아졌다" 싶다가도, 교육을 고민하는 입장에선 자꾸만 마음이 무거워진다. 편리함이라는 이름 뒤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가장 걱정되는 건 아이들이 ‘스스로 겪어내는 힘’을 잃어버릴까 봐 하는 점이다. 사실 숙제의 진짜 목적은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니다. 삐뚤패뚤한 글씨로 자기 생각을 적어보고, 도저히 안 풀리는 수학 문제 때문에 끙끙 앓아도 보고, 연필 끝을 물어뜯으며 고민하는 그 ‘막막한 시간’이 바로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법이다. 그런데 AI가 매끄러운 답안지를 1초 만에 내밀면, 아이들은 그 소중한 고민의 기회를 홀랑 빼앗기고 만다. 근육을 키우려면 내 팔을 직접 움직여야 하는데, 기계가 대신 아령을 들어주는 꼴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나는 ‘배움’은 결국 ‘사람 사이의 온기’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예전엔 모르는 게 있으면 선생님께 달려가서 "선생님, 저 이거 진짜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때 선생님이 웃으며 건네주던 힌트 하나, "너라면 할 수 있어"라는 따뜻한 눈빛 한 번이 아이를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기계랑 대화하면서 답만 쏙쏙 찾아내는 게 일상이 된다면, 아이들은 사람에게 질문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그 예쁜 마음을 배울 기회를 잃게 된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똑똑해도 우리 아이의 기분을 살피거나 손을 꼭 잡아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AI가 숙제 도우미가 되면 결과물은 번듯해지겠지만, 그 안에 담긴 아이의 진심은 점점 흐릿해진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조금 느리고 서툴더라도,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남이 만들어준 멋진 문장이 아니라, 내 마음이 담긴 소박한 문장을 쓸 줄 아는 아이 말이다.
그래서 나는 기술이 교육의 중심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아주 작은 보조 도구여야 한다. 진짜 교육은 화면 속이 아니라 사람의 눈동자 속에 있고, 친구와 부대끼는 교실의 시끌벅적함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편리한 기계의 목소리보다는 곁에 있는 선생님과 부모님의 숨결을 느끼며 배우는 경험, 그 소중한 ‘사람의 자리’만큼은 우리가 꼭 지켜줘야 한다.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이해를 돕는 수준까지는 허용하되, 사고를 대신하는 수준은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이다. 완성본을 툭 제출하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고치고 확장하는 도구로 쓸 때만 의미가 있다. AI 시대의 숙제는 단순히 과제를 끝내는 일이 아니다. 기술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배우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우리가 지금 세우는 이 기준이 앞으로의 학습 문화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뇌가 똑똑해지는 것보다, 마음이 먼저 단단해지고 깊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출처: 글로벌 AI 교육 활용 동향 보고서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