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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취업 (산업선택, 직무경험, 취업전략)

미래를 위한 준비 2026. 6. 19. 14:27

공대를 졸업하고 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다들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렇게 착각했습니다. 막상 4학년이 되자 산업도, 직무도, 회사도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채로 시간만 흘렀습니다. 문제는 '열심히 사는 것'과 '방향을 잡고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겁니다.

어떤 산업을 선택하느냐가 연봉과 커리어를 가른다

공대생이라면 어느 회사든 갈 수 있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는 이 말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게 되거든요.

공대생의 일상

산업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연봉 차이 때문만이 아닙니다. 한 번 특정 산업에 발을 들이면 이직도 대부분 같은 산업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산업군 자체를 옮기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제 주변에도 디스플레이 쪽으로 첫 직장을 잡았다가 나중에 2차 전지로 가고 싶어 졌지만 포트폴리오를 다시 쌓아야 해서 크게 고생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현재 공대생이 눈여겨볼 산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반도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I 인프라 확대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여기서 HBM이란 기존 메모리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수배 이상 빠른 차세대 반도체로, AI 가속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됩니다.
  • 2차 전지: LG에너지설루션, SK온, 삼성 SDI. 전기차 전환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 채용 규모가 빠르게 확장 중입니다.
  • 방산: 한화,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의 국방 예산이 급증하면서 수주가 늘고 있는 분야입니다.
  • 로봇: 현대자동차, LG전자, 두산로보틱스. 경력직 중심이었던 채용이 신입으로도 확대되는 중입니다.

반면 석유화학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서 실적이 좋지 않고, 철강은 수도권 외 지역 근무 비중이 높아 MZ세대 지원자가 줄고 있다는 현실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산업별 흐름을 미리 공부하는 것이 학점 관리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2년 기준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상위 10위 안에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습니다(출처: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직무 경험 없이는 면접장에서 할 말이 없다

산업을 정했다면 그다음은 직무 경험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가장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나서야 면접에서 직무 관련 얘기만 한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학점도 토익도 자격증도 결국은 서류 통과의 최소 기준일 뿐이고, 실제 당락은 직무 경험에서 갈린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졸업논문 주제를 정할 때 한 달 가까이 시장조사를 하고 논문을 읽으며 고민했던 것이 나중에 생각보다 훨씬 큰 힘이 됐습니다. 당시 기준은 하나였습니다. '이 연구 주제가 취업하려는 산업과 연결될 수 있는가.' 그 결과 현대자동차, 포스코그룹, LG전자, SK온 등 여러 곳의 서류와 면접을 통과했고, 서울대·KAIST·포항공대 교수님 컨택까지 연결됐습니다. 졸업논문 하나로 이렇게 많은 걸 풀어낼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직무 경험을 쌓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학부연구생입니다. 산학협력(産學協力), 즉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연구보조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산학협력이란 기업이 필요한 기술 문제를 연구실에 의뢰하고, 학교는 연구 인력을 제공하는 상호 협력 구조를 말합니다. 공대 연구실의 상당수가 기업과 산학과제를 진행 중이므로, 3학년 여름방학 때 교수님께 먼저 다가가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는 졸업논문 전략입니다. 단순히 졸업 요건 채우는 용도가 아니라, 지원할 산업과 직무에 맞는 주제를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겁니다. 이렇게 쓴 논문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강력한 소재가 됩니다. 제 경험상 이건 확실히 다릅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현직자에게 물어라

산업과 직무를 대략 정했다면 마지막 관문은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교수님이나 학교 공지에만 의존하시는데, 솔직히 이건 한계가 있습니다. 교수님은 연구에 집중하시는 분이라 실제 채용 현장의 온도를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저는 현직자 통화와 소통을 50번은 넘게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그 어떤 정보보다 정확하고 실용적이었습니다.

현직자 컨택(contact), 즉 현재 그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직접 연락해 정보를 얻는 방법은 이렇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컨택이란 선배 재직자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 직무 현실, 채용 조건, 직장 분위기 등을 물어보는 것을 말합니다.

학과 사무실에 가서 최근 3년간 졸업생 취업 현황 리스트를 요청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거의 대부분 공유해 줍니다. 거기서 본인이 가고 싶은 회사에 재직 중인 선배를 찾아 연락하고, 학사 지원 가능 여부, 본인 전공과 직무의 연결 가능성, 실제 업무 내용을 물어보면 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직무가 자연스럽게 좁혀집니다.

블라인드(Blind) 앱도 참고가 됩니다. 블라인드란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자신의 회사를 솔직하게 평가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입니다. 워크라이프밸런스(WLB), 연봉, 조직 문화 등을 현직자 시각에서 확인할 수 있어 지원 전에 반드시 확인해 볼 만합니다.

취업 준비에서 영어 성적은 4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 전까지, 인턴 경험은 4학년 1학기 또는 여름방학 전까지 마무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대기업 채용 과정에서 직무 관련 경험 보유 여부가 최종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산업인력공단).

결국 공대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방향 설정입니다. MIT 출신이든 지방 사립대 출신이든, 저는 결국 얼마나 일찍 산업과 직무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경험을 쌓았느냐가 결과를 갈랐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는 것과 방향을 잡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 글을 읽으셨다면 오늘 바로 학과 사무실에 가보시길 권합니다. 그 한 걸음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OT9doF5Cr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