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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과 교육의 부상 ― 교과서 없는 학교는 가능할까

by 미래를 위한 준비 2026. 2. 23.

무교과 교육의 부상 ― 교과서 없는 학교는 가능할까요? 요즘 태블릿이나 노트북으로 수업을 많이들 진행하는데 나는 걱정된다. 그게 과연 책을 만지고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방해하는건 아닐까?

교과서가 사라지는 날이 올까

나는 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오는 교과서를 볼 때마다 한 가지 생각을 한다. 이 두꺼운 책들이 과연 10년 뒤에도 같은 자리에 있을까. 우리는 오랫동안 과목 중심 교육에 익숙해져 있다. 국어, 수학, 영어, 과학처럼 구분된 체계 안에서 아이들은 배우고 평가받는다. 그런데 만약 이 틀이 사라진다면 교육은 어떻게 달라질까.

무교과 교육은 말 그대로 과목 구분을 최소화하거나 없애고, 문제 해결 중심으로 학습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미 핀란드와 같은 국가에서는 현상 기반 학습(Phenomenon-based Learning)을 도입해 과목 경계를 허물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교과 융합형 수업 모델을 제시하며 전통적 과목 구조를 재구성해왔다.

이 흐름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다.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대에 모든 지식을 교과서로 정리하는 방식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현실에서 온다

무교과 교육은 교과 대신 ‘현실 문제’를 중심에 둔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라는 주제를 다룬다면, 그 안에는 과학, 경제, 정치, 윤리가 함께 포함된다. 아이는 단순히 개념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을 연결한다.

나는 이 방식이 미래 사회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의 문제는 과목별로 나뉘어 등장하지 않는다. 복합적이고 얽혀 있다. 따라서 사고 역시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고민도 생긴다. 기초 학문이 약해지지는 않을까. 수학의 기본 연산이나 언어의 문해력은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교과 구조가 사라지면 기초 역량이 흔들릴 가능성은 없는지 질문하게 된다.

 

무교과 교육의 부상 ― 교과서 없는 학교는 가능할까

평가는 어떻게 달라질까

무교과 교육이 본격화되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평가 방식이다. 객관식 시험으로는 통합 사고를 측정하기 어렵다. 프로젝트 기반 평가, 포트폴리오, 발표와 토론 중심 평가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공정성이다. 서술형과 프로젝트 평가는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크다. 교사의 판단이 성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적 기준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나는 아이가 점수로만 평가받는 구조가 점점 약해질 것이라고 본다. 대신 문제 해결 과정과 협업 능력이 중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교사의 역할은 더 커진다

무교과 교육에서는 교사의 역할이 오히려 확대된다. 교과서에 의존하는 대신, 주제를 설계하고 자료를 선별하며 학습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 이는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한다.

나는 교육이 더 창의적으로 변할수록 교사의 책임도 무거워진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 경험을 디자인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 간 협업도 중요해진다. 과학과 사회, 언어 교사가 함께 하나의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구조가 일반화될 수 있다. 이는 학교 문화 자체를 바꾸는 변화다.

아이의 자율성은 확대될까

무교과 교육의 또 다른 특징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이다. 아이가 스스로 주제를 선택하고 탐구 방향을 정하는 기회가 많아진다. 이는 동기 부여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스스로 방향을 설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율성은 책임을 동반한다. 준비되지 않은 자율성은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무교과 교육이 성공하려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초 역량을 탄탄히 다진 후, 점진적으로 통합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기술과 무교과 교육의 결합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은 무교과 교육을 지원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자료를 빠르게 연결하고, 학생의 탐구 흐름을 분석해 맞춤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교과 교육의 핵심은 연결성과 사고력이다. 도구는 이를 돕는 수단일 뿐이다.

나는 결국 교육이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 ‘어떻게 연결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느낀다. 교과서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 위치는 점점 달라질 것이다.

미래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학교는 과목별 교실 대신 프로젝트 스튜디오 형태로 바뀔지도 모른다. 칠판 대신 협업 공간이 중심이 되고, 시험 기간 대신 발표 기간이 존재하는 구조다.

나는 아이가 자라날 시대에 이런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교육의 목적이 인간을 성장시키는 데 있다면, 어떤 형태든 그 본질을 잃지 않아야 한다.

무교과 교육은 하나의 실험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교과서 없는 학교가 완전히 자리 잡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육이 지금과 같은 틀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아이가 배우는 과정에서 과목이 아니라 의미를 찾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교과가 사라지더라도, 배움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출처: Finnish National Agency for Education 교육 정책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