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2 정답을 말하지 않는 대화법이 만든 사고의 깊이 질문 중심 일상 대화 사례아이와 대화하다 보면, 부모는 자주 결론을 맡게 된다.이야기의 끝을 정리하고, 의미를 설명하고, 무엇이 옳은지 말해준다.그 방식은 효율적이고 깔끔하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아이와의 대화가 너무 빨리 끝난다는 느낌을 받았다.아이의 말은 중간에서 멈췄고,생각은 완성되기 전에 정리되었다.대화는 오갔지만, 사고는 깊어지지 않았다.그때부터 나는 한 가지를 연습하기 시작했다.대화의 끝에서 정답을 말하지 않는 것.말을 아끼자 대화는 길어졌다처음에는 어색했다.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자연스럽게 덧붙이던 설명을 삼켰다.“그건 이런 뜻이야”라는 말을입 안에서 멈췄다.대신 이렇게 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해?”“그렇게 느낀 이유가 있을까?”아이는 잠시 멈췄다.대화의 흐름이 끊긴 것처럼 보였다.하.. 2026. 1. 12. 아이에게 ‘빨리’보다 ‘천천히’를 허락한 결과 속도 중심 사회에서의 역행 교육아이를 키우며 가장 무심코 자주 쓰게 되는 말은 “빨리”라는 단어다.빨리 준비해, 빨리 끝내, 빨리 움직여.이 말은 훈육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의 속도를 아이에게 그대로 옮겨놓은 표현에 가깝다.나는 어느 날 아이에게 “빨리”를 너무 자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 말이 아이를 재촉하는 동시에, 아이의 리듬을 부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한 가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아이에게 일부러 ‘천천히 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었다.천천히 하게 두면 뒤처질까 가장 먼저 떠오른 걱정은 이것이었다.느리면 뒤처지지 않을까.남들은 다 앞서가는데, 우리 아이만 제자리에 머무는 건 아닐까.실제로 아이는 처음에 더 느려졌다.준비 시간이 길어졌고,마무리도 깔끔하지 않았다... 2026. 1. 12. 비교하지 않는 집에서 아이는 어디를 바라보게 되는가 경쟁 프레임을 제거한 가정환경 실험아이를 키우다 보면 비교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의도하지 않아도 흘러 들어오는 말들이 있다.“누구는 벌써 이걸 하더라.”“다른 아이들은 이렇게 한다더라.”부모의 말 한마디는 가볍게 지나가지만,아이의 머릿속에는 기준으로 남는다.그리고 그 기준은 조용히 아이의 시선을 바꾼다.자기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위치를 향하도록.나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아이의 질문이 ‘내가 뭘 좋아하는지’가 아니라‘다른 애들은 어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그날 이후, 나는 한 가지 실험을 시작했다.집 안에서 경쟁 프레임을 완전히 걷어내 보기로 한 것이다.비교를 끊는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비교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고바로 가능해지지는 않는다.경쟁은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학교 이야기, 친구 .. 2026. 1. 12. 계획표 없는 아이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시간 관리 교육을 하지 않은 이유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시간을 잘 쓰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그래서 많은 부모가 일찍부터 계획표를 만든다.공부 시간, 놀이 시간, 쉬는 시간까지 구분된 표는아이의 하루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것처럼 보인다.나 역시 그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았다.하지만 끝내 나는 아이에게 시간 관리 교육을 하지 않기로 했다.계획표도, 체크리스트도, “이제 뭐 할 시간이야”라는 말도의도적으로 줄였다.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솔직히 확신은 없었다.계획표가 없으면 아이는 흐트러질까계획표를 만들지 않으면아이는 시간을 허비할 것 같았다.해야 할 일을 미루고,놀이에만 빠질 것 같았다.실제로 초반에는 그랬다.아이의 하루는 들쭉날쭉했다.집중하다가도 흐트러졌고,끝내지 못한.. 2026. 1. 12. “엄마는 잘 모르겠어”라고 말해준 교육의 효과 부모의 무지가 아이 사고력에 미치는 영향아이 앞에서 “엄마는 잘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부모는 대개 아이에게 알려주는 사람, 정리해 주는 사람, 정답을 가진 사람으로 존재해왔다. 그래서 모른다고 말하는 순간, 무언가를 내려놓는 느낌이 든다. 권위일 수도 있고, 책임일 수도 있다.나 역시 아이 앞에서 모른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했다.설명할 수 없을 때도 있었고, 사실은 나도 헷갈릴 때도 있었지만, 최대한 아는 척을 하거나 대화를 정리해버리곤 했다.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이 컸다.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부모의 확신이 아이의 사고를 대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그건 엄마도 잘 모르겠어”라는 말의 시작아이의 질문은 점점 복잡해졌다.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이유와 원인을 .. 2026. 1. 11. 아이가 스스로 결정을 후회해보게 둔 날 실패를 대신 막아주지 않았던 경험 기록아이를 키우며 가장 견디기 어려운 순간은,아이의 선택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부모가 이미 알고 있을 때다.“그건 안 될 것 같아.”“이렇게 하면 후회할 수도 있어.”이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순간이 있다.부모는 보통 그 순간을 참지 못한다.아이보다 한 발 앞서 실패를 막아주려 한다.나 역시 그랬다.아이가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조용히 방향을 틀어주고, 위험을 제거하고,결과가 나빠질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 왔다.하지만 어느 날,그 익숙한 방식이 갑자기 멈춰 서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그래도 이걸로 해볼래”아이의 선택은 분명히 비효율적이었다.더 쉬운 방법이 있었고,이미 여러 번 같은 상황을 겪어본 나는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다시 생각해 볼까?.. 2026. 1. 11. 이전 1 ··· 4 5 6 7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