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7 아이의 강점을 찾지 않기로 한 선택 강점 중심 교육을 재해석하다아이를 키우다 보면 반드시 듣게 되는 말이 있다.“이 아이의 강점이 뭘까요?”강점을 빨리 발견하고, 그 강점을 키워야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는 너무도 자연스럽다. 나 역시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를 바라볼 때마다 ‘잘하는 것’을 찾으려 애썼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질문이 조금 불편해지기 시작했다.강점을 찾는다는 말이, 아이를 이해하기보다 아이를 빠르게 규정하려는 시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방향을 틀었다.아이의 강점을 찾지 않기로 한 것이다.강점을 찾는 순간, 아이는 하나의 방향으로 기울어진다강점을 말해주는 일은 긍정처럼 보인다.“너는 이걸 잘해.”“이게 네 장점이야.”하지만 이 말은 동시에‘그렇지 않은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신호를 함께 보낸.. 2026. 1. 13. 미래 직업 이야기를 일부러 하지 않는 이유 직업 예측 교육의 함정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래 이야기를 하게 된다.“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즘은 이런 직업이 뜬대.”이 질문들은 아이의 꿈을 키워주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나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대화가아이의 가능성을 넓히기보다보이지 않는 틀을 먼저 씌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나는 한 가지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아이에게 미래 직업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는 것. 직업 예측은 언제나 어른의 기준이다미래 직업에 대한 이야기는대부분 어른의 관점에서 시작된다.지금 뜨는 산업, 사라질 직업,AI가 대체하지 못할 분야.이 모든 정보는 그 자체로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하지만 문제는그 이야기가 아이의 경험보다 먼저 들어온다는 점이다.아이의 .. 2026. 1. 13. 불안한 부모가 조용해졌을 때 아이가 변하기 시작했다 부모 감정 관리와 자녀 교육의 연결고리아이를 키우며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사랑보다도 불안일지 모른다.잘하고 있는지, 뒤처지지는 않는지, 이 선택이 맞는지.불안은 늘 아이의 미래를 향해 있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대화와 태도에 더 많이 스며든다.나는 한동안 아이에게 말이 많았다.조언도 많았고, 설명도 많았고, 걱정 섞인 말도 많았다.그 모든 말의 바탕에는 하나의 감정이 있었다.‘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이었다.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아이의 행동보다내 감정이 먼저 아이를 흔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불안은 말보다 먼저 전달된다부모는 불안을 숨긴다고 생각하지만,아이에게는 그렇지 않다.말의 속도, 표정, 반응의 크기에서아이들은 부모의 상태를 먼저 읽어낸다.“괜찮아?”“이건 왜 아직이야?”“지금 이거 .. 2026. 1. 13. 정답을 말하지 않는 대화법이 만든 사고의 깊이 질문 중심 일상 대화 사례아이와 대화하다 보면, 부모는 자주 결론을 맡게 된다.이야기의 끝을 정리하고, 의미를 설명하고, 무엇이 옳은지 말해준다.그 방식은 효율적이고 깔끔하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아이와의 대화가 너무 빨리 끝난다는 느낌을 받았다.아이의 말은 중간에서 멈췄고,생각은 완성되기 전에 정리되었다.대화는 오갔지만, 사고는 깊어지지 않았다.그때부터 나는 한 가지를 연습하기 시작했다.대화의 끝에서 정답을 말하지 않는 것.말을 아끼자 대화는 길어졌다처음에는 어색했다.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자연스럽게 덧붙이던 설명을 삼켰다.“그건 이런 뜻이야”라는 말을입 안에서 멈췄다.대신 이렇게 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해?”“그렇게 느낀 이유가 있을까?”아이는 잠시 멈췄다.대화의 흐름이 끊긴 것처럼 보였다.하.. 2026. 1. 12. 아이에게 ‘빨리’보다 ‘천천히’를 허락한 결과 속도 중심 사회에서의 역행 교육아이를 키우며 가장 무심코 자주 쓰게 되는 말은 “빨리”라는 단어다.빨리 준비해, 빨리 끝내, 빨리 움직여.이 말은 훈육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의 속도를 아이에게 그대로 옮겨놓은 표현에 가깝다.나는 어느 날 아이에게 “빨리”를 너무 자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 말이 아이를 재촉하는 동시에, 아이의 리듬을 부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한 가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아이에게 일부러 ‘천천히 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었다.천천히 하게 두면 뒤처질까 가장 먼저 떠오른 걱정은 이것이었다.느리면 뒤처지지 않을까.남들은 다 앞서가는데, 우리 아이만 제자리에 머무는 건 아닐까.실제로 아이는 처음에 더 느려졌다.준비 시간이 길어졌고,마무리도 깔끔하지 않았다... 2026. 1. 12. 비교하지 않는 집에서 아이는 어디를 바라보게 되는가 경쟁 프레임을 제거한 가정환경 실험아이를 키우다 보면 비교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의도하지 않아도 흘러 들어오는 말들이 있다.“누구는 벌써 이걸 하더라.”“다른 아이들은 이렇게 한다더라.”부모의 말 한마디는 가볍게 지나가지만,아이의 머릿속에는 기준으로 남는다.그리고 그 기준은 조용히 아이의 시선을 바꾼다.자기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위치를 향하도록.나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아이의 질문이 ‘내가 뭘 좋아하는지’가 아니라‘다른 애들은 어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그날 이후, 나는 한 가지 실험을 시작했다.집 안에서 경쟁 프레임을 완전히 걷어내 보기로 한 것이다.비교를 끊는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비교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고바로 가능해지지는 않는다.경쟁은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학교 이야기, 친구 .. 2026. 1. 12.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